특허 6배 LG, 점유율은 CATL의 절반: 2026년 K-배터리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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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6배, 점유율은 절반
LG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배터리 특허는 2만 4천 건이 넘습니다. 같은 분야 1위 기업 CATL이 4천 건 정도라고 알려져 있으니, 숫자만 놓고 보면 LG가 6배의 기술 자산을 손에 쥔 셈이죠.
그런데 2026년 1분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중국 내수 제외) 점유율을 펼쳐 보면, LG가 17.3%, CATL은 33.8%로 한국이 중국의 정확히 절반입니다. 특허는 한국이 압도하는데 시장은 정반대 그림이 그려지고 있어요. 왜 이런 격차가 생겼고, 한국 기업들은 이걸 어떻게 풀어가려고 하는지 차근차근 보겠습니다.
CATL 한 곳이 한국 3사 합산보다 많이 팔았습니다
SNE리서치의 2026년 1분기 집계를 보면, 중국 내수를 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LG에너지솔루션 20.3GWh, SK온 9.0GWh, 삼성SDI 5.3GWh — 한국 3사 합계 약 37.7GWh입니다. 같은 기간 CATL 단독 사용량이 99.5GWh로 한국 3사 합산보다 61.8GWh를 더 팔았습니다.
더 눈에 띄는 변화는 BYD입니다. 11.3GWh, 점유율 9.6%로 처음으로 SK온(7.7%)과 삼성SDI(4.5%)를 동시에 앞질렀어요.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BYD 60.6%, CATL 32.0%. 반면 삼성SDI는 -27.7%, SK온은 -10.2%로 역성장이었고, LG도 0%대 정체에 머물렀습니다. 그 결과 한국 3사 합계 점유율은 1년 만에 8.3%p 떨어진 29.6%까지 밀렸습니다.
NCM의 시대는 천천히 저물고 있습니다
격차가 벌어진 가장 큰 배경 중 하나가 배터리 화학 구성의 변화입니다. 한국 3사는 그동안 NCM(니켈·코발트·망간) 계열 고성능 배터리에 강점을 둬왔습니다. 출력이 좋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프리미엄 전기차에 잘 맞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글로벌 시장 무게중심은 LFP(리튬인산철)로 빠르게 옮겨갔습니다. 업계 통계상 2026년 LFP가 글로벌 점유율의 60% 안팎까지 올라왔고, NCM은 32% 수준으로 내려왔어요. 중국 내부만 보면 더 극단적입니다. 2025년 기준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의 81.2%가 LFP, NCM은 18.7%에 그칩니다.
LFP는 니켈·코발트를 쓰지 않아 원가가 낮고, 안전성과 수명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습니다. 광물 공급망부터 양산 노하우까지 이미 중국이 손에 쥐고 있는 영역이기도 해요. 한국 3사가 NCM에서 키운 강점이, 시장이 LFP로 옮겨가는 동안 상대적으로 빛이 바랜 셈입니다.
"9분 충전" CATL, "1만 사이클" BYD — 중국이 꺼낸 카드들
기술 측면에서도 중국 두 회사가 보여준 게 만만치 않습니다. 2026년 4월 오토차이나 박람회에서 CATL은 5분 충전으로 520km를 달리는 '선싱(神行) 2세대' 배터리와 한 번 충전으로 1,500km를 간다는 '기린 3세대'를 공개했습니다. 영하 환경에서도 15분이면 80%까지 충전된다는 점도 강조했고요.
BYD도 만만치 않습니다.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는 LFP 기반인데도 플래시 충전 기술을 더해 9분 만에 97%까지 충전이 가능하다고 발표했고, 영하 30도에서도 12분이면 충전이 가능하다고 했어요. 여기에 1만 사이클을 견디는 나트륨이온 배터리 개발 완료, 2027년 전고체 양산 계획까지 함께 꺼내놨습니다.
CATL 한 회사가 작년 한 해 연구개발에 쓴 돈이 약 4조 8천억 원으로, 한국 3사 합계의 1.5배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격 외에 기술 발표 속도와 양산 일정 면에서도 격차가 단순하지 않다는 뜻이죠.
LG의 "꿈의 배터리", 삼성의 휴머노이드 배터리
한국 기업들이 가만히 있는 건 아닙니다. 다만 게임의 룰을 다른 쪽으로 옮기려는 전략을 택했어요.
LG에너지솔루션은 2만 4천 건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무기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2026년에는 폴리머 기반 전고체, 2030년까지는 황화물계 전고체를 단계적으로 상용화한다는 로드맵을 공개한 상태입니다. 더블레이어 코팅 기술 덕분에 포르쉐 타이칸 같은 차종에선 20분 완충이 가능하다고도 알려졌어요. 지난 10년간 R&D에 누적 5조 3천억 원을 투자했다고 합니다.
삼성SDI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최주선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2027년 전고체 양산을 공개적으로 약속했고, 에너지 밀도 약 900Wh/L에 9분 만에 80% 충전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더 흥미로운 건 지난 3월 인터배터리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용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개한 부분이에요. 자동차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 대신 '피지컬 AI' 같이 품질·신뢰성이 더 중요한 새 영역에서 먼저 자리를 잡겠다는 선언으로 읽힙니다.
SK온은 2023년 한국 3사 중 가장 먼저 LFP 전기차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했고, 2026~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합니다. 그리고 한국 3사가 공통으로 강조하는 카드가 또 하나 있어요. AI 데이터센터 수요 폭발과 미국 IRA 보조금을 활용해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서 점유율을 다시 키우겠다는 구상입니다. 삼성SDI는 한화큐셀 USA와 2028~2030년 5GWh 공급 계약을 이미 체결했어요.
전고체 시대, 누가 먼저 갈 것인가
다만 K-배터리의 전고체 카드 역시 안심하긴 어렵습니다. 중국 그레이터베이테크놀로지는 2026년 말 GWh급 전고체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했어요. 삼성SDI의 2027년 양산 목표보다 적어도 반년 이상 빠른 일정입니다.
바꿔 말하면 전기차 양산 배터리에선 이미 격차가 벌어졌고, 전고체에서마저 "기술은 한국, 양산은 중국"이라는 옛 공식이 자동으로 통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한국 입장에선 단순 가격 경쟁을 피하고, 미국·유럽 현지 생산 의무화 같은 규제 흐름이나 차세대 응용 분야(휴머노이드, ESS, AI 데이터센터)에서 품질을 무기로 차별화하는 길이 사실상 유일하게 남았다는 분석이 많아지고 있어요.
SNE리서치 측은 한 매체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경쟁은 단순 가격 대결을 넘어 "지역별 규제와 무역 장벽을 동시에 충족하는 능력"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선 이 새 경쟁 룰이 오히려 작은 반전의 기회일 수 있다는 시각이죠.
한 줄 정리
특허는 6배, 점유율은 절반이라는 이 역설은 '기술이 곧 시장'이라는 공식이 더는 자동으로 통하지 않는 시대의 신호입니다 — K-배터리는 NCM의 영광 위에서, 양산 속도·LFP·전고체로 무장한 중국을 상대로 다음 라운드를 어디서 치를지 다시 고르는 중입니다.
출처
- [전문 매체] 이콘밍글 — 韓 배터리 3사 점유율 29.6%로 추락 (SNE리서치 2026 Q1 집계 정리)
- [경제지] 서울경제 — 'CATL 6배' 2.4만개 특허의 산실…LG엔솔 '꿈의 배터리' 수년내 상용화
- [경제지] 이코노미톡뉴스 — 삼성SDI, 국내 첫 전고체배터리 양산 임박… 중국 '맹추격'
- [종합지] 헤럴드경제 — CATL "6분 만에 완충" vs BYD "우리는 양산" [오토차이나 2026]
- [경제지] 더퍼블릭 — "이제 누가 더 버티느냐의 대결"… 中 파상공세에 K-배터리 '시험대'
- [글로벌] Fastmarkets — LFP batteries extend dominance over NCM batteries in China
- [글로벌] InsideEVs — Why LFP Became The Dominant EV Battery Chemistry In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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